[오현중] 맑고 고운 신인배우 <안녕하신가요> 오현중 편
'안녕하신가요' 흔한 인사말이지만 우리는 나무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묻기로 했습니다. 당신은 정말로 '안녕'하냐고. 종일 함께 일하고 얘기 나누는 나무엑터스의 새삼스러운 안부 묻기 프로젝트. 두 번째로 함께 한 배우는 신인배우 오현중입니다. 오현중씨, 안녕하신가요?
사실 누군가한테 안녕하냐는 질문을 받아본 게 되게 오랜만이라서 답변을 뭐라고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다들 ' 안녕하세요' 이렇게만 얘기를 하니까요. 음, 저는 안녕한 거 같아요. 옛날에 비해서 뭔가 정신적으로도 단단해진 거 같아요. 안녕합니다, 저는. 나무엑터스의 신인 배우예요. 자기소개 좀 해줄 수 있어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나무엑터스 신인 배우 스물네살 오현중이라고 합니다. 다들 유준상 선배님을 기다리고 계실 텐데, 제가 나와서 당황하셨죠. 예전부터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어요. 나무엑터스 홈페이지에 제 프로필이 걸려있는데 경력이 없으니까... 드디어 저를 소개할 때가 왔네요. 최근에 <다시, 봄>이라는 영화로 데뷔를 하게 된 오현중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아직 한예종 학생이잖아요. 학생이면 방학 아닌가요? 어떻게 지내고 있어요?
제가 사실 2 년째 휴학을 하고 있는데, 그냥 남들처럼 사는 거 같아요. 일어나서 공부하고 요즘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오디션 있으면 오디션 준비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도 꾸준히 보고 공부하고 연기 레슨도 받으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카페 아르바이트 일은 잘 맞아요?
솔직히 막 카페 일이 복잡하고 어려워 보여서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전 항상 배우고 싶었거든요, 커피 만드는 거. 배워보니까 재밌더라구요. 잘 맞는 거 같아요.
손님들한테 인기가 많을 것 같아요.
(고민하다가) 아주머니들이 저를 좋아하세요. 아주머니는 아유 학생 잘생겼네 하면서 다가오세요. 처음에는 그렇게 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냥 동네 주민으로 대해주세요.
제일 잘 만드는 커피가 뭔지 궁금해요.
레시피대로 다 잘 만들어요. 레시피만 외우면 되니까. 근데 귀찮은 거 있어요. 스무디. 설거지가 귀찮거든요. 최근 <다시, 봄>이라는 영화를 찍었어요. 첫 영화 촬영인데, 어땠어요?
솔직히 말해도 될까요? 처음에는 무서웠어요. 누구는 촬영할 때 되게 신난다고 하는데 저는 정말 무서웠어요. 이걸로 다음 단계가 정해지니까요. 처음엔 욕을 먹지 말아야지 하는 두려움과 잘해야겠다는 부담감 때문에 굉장히 굳어있었죠. 그런데 촬영하면서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과 함께 현장에 적응해가면서 갈수록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무섭더라구요. 신인 배우로 겪는 안녕하지 않은 상황은 뭘까요?
낙방이죠. 오디션 낙방. 오디션 결과가 좋지 않을 때마다 사실 낙담할 수밖에 없죠. 혼자 자책도 많이 하고 상처도 많이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불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조급해하니까 더 그런 거 같아요. 그럴 때마다 다 내려놓고 생각을 하려고 하다 보니 괜찮아졌어요. 지금은 안녕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럴 때 오현중을 안녕하게 만들어주는, 진정시켜주는 무언가가 있을까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 같아요. 뭐가 문제였을까 돌이켜보고 혼자 어딜 떠난다거나. 멀리 말고 가까운데요. 그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흔들리지 않고 견고함을 스스로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 이러니까 애늙은이 같죠? 뻔한 질문이지만 언제부터, 왜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형이 같은 학교에서 연기를 전공을 했어요 형이 대학로에서 연극할 때는 제가 중학교 3학년 때였거든요. 그때 형이 하는 공연을 많이 보러 갔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형 따라서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준비하고 학교도 들어가고 그렇게 됐죠. 아직 햇병아리 수준이지만 지금까지 재밌게 하고 있어요.
요즘 꽂혀있는 게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뭐에 꽂혀있죠? 아! 요즘 매니저 누나가, 밝은 옷 좀 사라고 해서 '색깔 찾기' 하고 있어요. 저의 피부 톤에 맞는 쨍한 색의 옷을 찾는 일이에요. 원래는 제가 무채색 옷 밖에 안 입거든요. 흰색, 검정색, 회색. ‘나만의 색깔 찾기’. 오늘 입은 옷도 새로 산 거예요.
마음에 들어요?
네, 보라색 옷도 샀어요. 보실래요? (가방에서 보라색 티셔츠를 꺼내어 보여준다.) 최근에 스릴 넘치는 경험을 했다면서요.
네, 번지점프요. 연기 선생님이 자신감을 키우고 오라고, '어떤 것들을 하기까지가 어렵지 하고 나면 쉬워, 번지점프하고 와' 하셔서 가평에 하러 갔어요. 55m짜리 번지점프가 있어서 하러 갔는데 뛰어내리기까지는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 눈앞이 까마득했는데 막상 뛰어내리니까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그리고 공동묘지도 갔다 왔어요. 밤 열두시부터 네시까지 공동묘지 돌아다녔어요.
공동묘지에선 뭐 했어요?
모기 물렸어요. 모기 한 서른 방 물렸나?
자신감이 키워진 거 같아요?
이렇게 쉬웠던 거구나. 오디션도 이렇게 하면 쉬울 텐데 뭐가 두려워서 회피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생각 자체가 전환됐던 거 같아요.
유익한 경험이었네요.
(끄덕끄덕) 유익한 스릴. 이 인터뷰 제의를 받았을 때 든 생각이 있을까요?
'부담스럽다.' 약간 다들 기대하고 계실 것 같아서요. '누구지? 누굴까?' 하다가 그런데 갑자기 '누구세요?' 처음 보는 사람이 나와버리니까. 천우희 선배님이 하고, 유준상 선배님을 다들 기다리실 텐데. 그다음에 바로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나오니까 '넌 누군데 이러고 있어?' 하실까 봐요.
천우희 배우 편 읽었어요? 어땠어요?
네, 사실 가수 회사랑 달리 배우 회사는 소속된 사람들을 많이 못 보잖아요. 그래서 뭔가 천우희 선배의 생각이 공유가 되니까 '아 이런 사람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선배님이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볼 수 없는 자연인 천우희 선배의 모습을 본 거 같아서 좋은 거 같아요.
천우희 배우는 만난 적 있어요?
예전에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적이 있어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딱 마주쳤는데, 전 너무 놀라서 인사하고 바로 도망갔어요. 너무 부끄러워서. 나무에 하고 싶은 질문이 있을까요?
전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해요.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운 좋게 회사에 들어갔고. 방송 활동을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저를 믿어줬잖아요. 저에 대한 배려를 해주시고 항상 한 '사람'으로 대해준 거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이에요. 주변 사람들이 '너네 회사 어때' 라고 물어봐도 저는 항상 사람답게 대해줘서 고맙습니다, 좋다고 하거든요. 나무에 대한 질문은 딱히 없네요. 없습니다.
그럼 나무엑터스와 함께 한 순간들 중 꼽을만한 시간은 있을까요?
두 개가 딱 떠올라요. 하나는 작년에 연말 송년회. 막 재밌다기 보다 다 같이 모인 것만으로 되게 좋았던 거 같아요. 다른 분들이랑 안면 트고 인사도 많이 하고. 그거랑 다른 하나는 저희 신인 형들이랑 사장님이랑 모인 적이 있는데요. 전 사장님이 표현을 잘 안 하시니까, 저를 싫어하시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때 사장님이 저를 챙겨주시고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니까 그 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사장님과 함께 한 순간.
무슨 말을 해주셨어요, 사장님이?
넌 2년 안에 안되면 나가라고. '넌 2년이야!' (일동 폭소)
오현중은 3년 후에 무얼 하고 있을까요?
음, 그때는 사장님이 말씀하신 2년이 지났을 때네요. 지금처럼 철없이 살고 있을 거 같아요. 지금처럼 재밌게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면서 살아가지 않을까요? 아마도. 맑고 고운 청년 오현중, 바르고 좋은 배우가 될 것이 분명한 이.